중년 이후 가장 많이 호소하는 통증 중 하나가 어깨에서 비롯됩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염은 대표적인 어깨 질환으로, 증상이 유사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원인과 치료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 질환의 구체적인 차이점, 감별 방법, 단계별 치료법, 재활 및 예방법까지 전문적으로 안내합니다.
오십견 : 어깨가 얼어붙는 병, 원인과 치료 전략
‘오십견’은 흔히 50대에 잘 생긴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40대부터 60대까지 폭넓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정식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으로,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고, 점점 섬유화 되며 유착이 발생하면서 관절 운동 범위가 급격히 줄어드는 특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통증으로 시작되며, 주로 팔을 뒤로 돌릴 때 어깨 안쪽이 뻣뻣하거나 당기는 느낌이 납니다. 시간이 지나면 옷을 갈아입거나 등을 긁는 일조차 어려워질 정도로 운동 범위가 제한되며, 통증은 야간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십견의 진행 과정은 일반적으로 세 단계로 나뉩니다:
- 통증기 (3~6개월): 어깨가 쑤시고 통증이 발생하며, 팔을 움직일 때 불편함을 느낍니다. 이 시기에는 특히 야간통이 심하며, 자세를 바꾸기 힘들 정도입니다.
- 강직기 (4~12개월): 통증은 줄어들지만 어깨가 점점 굳습니다. 팔을 머리 위로 들거나, 허리 뒤로 돌리는 동작이 불가능에 가까워집니다.
- 회복기 (6~24개월): 관절낭이 서서히 풀리며 운동 범위가 회복됩니다. 그러나 방치한 경우 2년이 지나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뇨병, 갑상선 질환,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으며, 외상이나 수술 후 어깨를 장기간 움직이지 않을 경우에도 쉽게 유발됩니다.
치료 전략 :
- 약물요법: 소염진통제(NSAIDs) 또는 스테로이드제를 통해 염증을 완화시킵니다.
- 관절 내 주사요법: 초음파 유도 하에 스테로이드를 관절 내에 직접 주입하여 빠르게 염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 물리치료 및 운동치료: 온열 치료, 초음파 치료, 견인 치료 등을 병행하며, 전문가의 지도 아래 단계적으로 가동 범위를 늘리는 스트레칭을 지속합니다.
- 관절 수압 확장술: 식염수나 마취제를 관절에 주입해 관절낭을 팽창시켜 유착을 풀어줍니다.
- 수술요법: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관절내시경을 통한 유착 절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회전근개 : 근육의 미세 손상에서 시작되는 만성 통증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둘러싼 네 개의 근육(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과 이들이 붙는 힘줄의 총칭입니다. 이 근육들은 팔을 들어 올리거나 회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어깨의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회전근개염은 이러한 근육들에 과도한 사용, 노화, 미세한 외상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고, 심한 경우 파열까지 진행되는 질환입니다.
회전근개염은 특히 반복적으로 어깨를 사용하는 직업군에서 흔히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건축일을 하는 노동자, 간호사, 요리사,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는 직장인 등은 위험군에 속합니다. 또한 야구, 배드민턴, 골프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주요 증상 :
- 팔을 들어 올릴 때 특정 각도에서 통증이 집중됨
- 팔을 완전히 올릴 수 없거나, 힘이 빠짐
- 밤에 어깨가 아파서 잠에서 자주 깸
- 팔을 회전시킬 때 ‘딸깍’ 하는 소리가 남
- 만성화되면 근력 저하와 근위축이 동반됨
진단 및 치료 :
- 진단: X-ray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회전근개 손상은 초음파나 MRI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MRI는 파열 여부와 범위를 판단하는 데 가장 정확합니다.
- 보존적 치료: 대부분은 휴식과 물리치료, 약물 치료로 호전됩니다. 증상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나 체외충격파(ESWT) 등의 방법이 병행됩니다.
- 수술적 치료: 회전근개가 완전히 파열된 경우 또는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을 진행합니다. 파열 범위가 크면 인공 힘줄 이식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감별 진단과 함께 나타날 때의 복합 치료법
오십견과 회전근개염은 많은 증상이 겹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어떤 질환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오십견은 ‘점진적으로 어깨가 굳어가는 느낌’이 특징이고, 회전근개염은 ‘특정 동작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두 질환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아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수입니다.
감별 진단 기준 :
- 운동 범위 평가: 오십견은 수동 운동과 능동 운동 모두 제한되지만, 회전근개염은 수동 운동은 비교적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 영상 검사: MRI, 초음파, X-ray를 통해 회전근개 손상 여부, 관절낭 상태, 석회성 병변 등을 확인합니다.
- 병력 청취: 당뇨, 과거 어깨 수술, 외상 이력 등 기저 요인을 바탕으로 접근합니다.
복합 치료 전략 :
- 염증 조절을 위한 스테로이드 주사 후, 적극적인 물리치료 병행
- 회전근개 강화 운동과 오십견 스트레칭 병행
- 필요시 수술적 봉합과 관절 유리술을 한 번에 시행
- 장기화 방지를 위한 재활과 가정 운동법 교육
두 질환이 동반된 경우 치료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기에는 환자의 의지와 꾸준한 재활 참여가 가장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물리치료는 단발성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6개월~1년 이상 꾸준히 이어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론 : 어깨 통증을 방치하면 인생이 굳어집니다
어깨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관절입니다. 그만큼 고장 나기 쉬운 부위이기도 합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염은 중년 이후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며, 때로는 동시에 발병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 정확한 감별, 체계적인 치료 계획입니다. 한 번 어깨를 다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초기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지금 어깨가 조금이라도 아프다면, 참지 말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세요. 통증을 방치하는 순간, 어깨는 더 굳고, 삶은 점점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