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시대에는 투자자들이 자산 배분 전략을 새롭게 점검하게 됩니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안전자산인 예적금의 매력이 커지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환율 변동 등 다양한 변수가 얽히며 주식과 금 같은 대체 투자처에 대한 관심도 커집니다. 특히 주식과 금은 서로 성격이 완전히 다른 자산으로, 수익률과 안정성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주식은 기업 성장과 경기 사이클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대표적 위험자산이고, 금은 실물 자산으로서 전통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고금리 시대에 주식과 금 중 어떤 선택이 더 나을까요? 단순히 과거 데이터를 보는 것이 아니라, 금리 환경이 두 자산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식 vs 금 비교에서 주식 - 성장 잠재력과 금리 부담의 이중성
주식은 고금리 시대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자산 중 하나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대출 부담이 커져 수요가 둔화되면서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부담을 줍니다. 예를 들어,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은 금리가 2%에서 5%로 오를 경우 금융비용이 급격히 늘어나 순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경기 민감주나 중소형주의 주가가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또한 금리가 상승하면 미래 현금흐름을 할인한 기업가치 평가(DCF) 모델에서 할인율이 높아져 성장주의 가치가 낮아지는 효과도 발생합니다. 이는 특히 기술주나 고평가 된 성장주에 큰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모든 주식이 금리 인상기에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은행, 보험사 같은 금융주는 오히려 금리 상승의 수혜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은행은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이(마진)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데, 금리 인상기에는 대출 금리가 더 빠르게 오르기 때문에 이익 폭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또한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공공재 등 방어주 성격을 가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인상기 주식 투자는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업종별 수혜와 피해를 정밀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또한 고금리 시대의 주식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고 안정화되면, 기업들은 비용 구조를 조정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면서 다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금리 안정화 국면 이후에는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가 되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안겨준 사례가 많습니다. 즉, 주식은 고금리 시대에 단기 리스크가 크지만, 미래 성장 잠재력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는 자산입니다.
금 -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와 한계
금은 전통적으로 금리 환경과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이는 자산입니다. 금 자체는 이자를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상대적 매력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은행 예금이 5% 이자를 제공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 수익이 전혀 없는 금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고금리 시대에는 금 가격이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미국 달러 금리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데, 달러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로 거래되는 금은 가격이 하락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은 여전히 중요한 투자 대안으로 남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입니다. 금리가 오르는 이유 자체가 물가 상승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금은 실물 자산으로서 가치가 보존됩니다. 둘째, 금융 시스템 불안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 금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처럼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금은 오히려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또한 금은 장기적으로 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방어 수단이기도 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법정화폐는 꾸준히 가치가 떨어져 왔지만, 금은 오랜 세월 동안 일정한 구매력을 유지해 왔습니다. 따라서 고금리 시대에도 전체 자산 중 일정 비중을 금으로 유지하는 것은 위험 분산 차원에서 필요합니다. 다만 금은 주식처럼 기업의 성장이나 배당을 통한 복리 효과가 없기 때문에, 단독 자산으로는 수익률 한계가 분명합니다. 따라서 금은 단기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장기적 안전망으로 바라봐야 하는 자산입니다.
수익률 비교와 전략적 배분
주식과 금의 수익률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평균 연 7~10%의 기대 수익률을 보여 왔으며, 이는 기업 성장에 기반한 성과입니다. 반면 금은 장기적으로 연평균 2~3% 수준의 상승률을 보여 왔지만, 특정 시기에는 급등세를 보이며 포트폴리오 리스크를 크게 줄여 주었습니다. 즉, 주식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크고, 금은 낮은 수익률을 보이지만 변동성 완화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고금리 시대에는 이 균형을 잘 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주식이 부담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안정성을 위해 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에 따른 경기 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기업 실적이 회복될 조짐이 보이면 다시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주식은 저평가된 가치주나 배당주 위주로 접근하면 금리 인상기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금은 전체 자산의 10~15% 정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또한 예적금과 병행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입니다. 고금리 시대에는 예적금 자체도 매력적인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주식·금과 함께 예적금을 기본 자산으로 깔고 가면 변동성에 대한 방어력이 커집니다. 예를 들어 전체 자산 중 50%는 예적금, 30%는 주식, 20%는 금으로 배분하는 식의 분산 전략은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모델이 됩니다. 단, 투자자의 성향과 투자 기간에 따라 이 비율은 달라져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고금리 시대에 주식과 금은 각각의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주식은 장기 성장 잠재력은 크지만 단기 금리 부담이 크고, 금은 안전성과 리스크 분산 효과는 뛰어나지만 수익률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자산을 서로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즉, 고금리 시대에는 ‘주식으로 성장 기회를 잡되, 금으로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접근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