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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간호학과 실습환경 차이 (병원, 지원, 차별)

by 컨디션1000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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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간호학과 실습환경 차이 관련 사진

 

 

간호학과 실습은 예비 간호사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실습 환경과 조건, 학생에 대한 대우에서 큰 차이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서울권, 수도권에 있는 간호학과 학생과 비교할 때, 지방 대학 간호학과 학생들이 체감하는 병원 환경, 학교 지원 체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차별은 실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방 간호학과 학생들의 실습 경험을 중심으로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실질적인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제시합니다.

 

 


 

병원 환경 차이 – 실습지가 곧 배움의 깊이를 결정한다

실습은 간호학과 교육과정 중 가장 현실적인 배움의 시간입니다. 하지만 학생이 배정받는 병원이 어디인지에 따라 실습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쉽습니다. 수도권 대형병원과 지방 중소병원의 환경은 의료 자원, 환자 구성, 병동 운영 방식 등에서 상당히 다릅니다.

서울 및 수도권 간호학과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 또는 적어도 500 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에서 실습합니다. 이들 병원은 인력 구조가 체계적이고, 다양한 질병군의 환자들이 있어 케이스 선택의 폭이 넓고, 관찰할 수 있는 간호행위의 종류도 많습니다. 또한 실습생을 위한 별도 공간이나 교육 자료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도 많아, 전공 실습 경험이 비교적 풍부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지방 간호학과의 경우 학생 수에 비해 실습 병원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지역 내 병원이 중소병원 또는 요양병원 위주일 경우, 실습 기회 자체가 적고, 실무 간호보다 보조 업무 위주로 제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활력징후 측정, 체위 변경, 기록 관찰 같은 ‘비핵심 간호 행위’만 반복하게 되며, 약물 관리, 중재 판단 등 간호사로서 핵심 기능을 체득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일부 병원은 실습생을 '교육의 대상'이 아닌 '업무 인력 보조'로 인식해, 반복적인 단순 업무만 부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간호사가 아닌 간호조무사와 더 많이 접촉하게 되어, 정작 실습의 목적과 멀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는 간호교육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고, 국가고시 준비나 현장 실무 적응력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대학병원급 병원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들은 비교적 교육에 대한 이해도와 태도가 높아, 실습생에게 친절하게 설명하거나 가이드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지방 중소병원에서는 간호 인력 부족과 업무 과중으로 인해 실습생에게 충분한 피드백을 줄 여력이 없는 경우도 많아, 학생 스스로 학습 기회를 찾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학교 지원 시스템 차이 – 실습은 혼자서 준비하는 게 아니다

실습은 병원에서 이루어지지만, 그 전반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주체는 대학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도 서울권과 지방 간호학과 간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특히 실습 전 사전교육, 실습 중 피드백 체계, 실습 후 케이스스터디 지원 등에서 많은 편차가 발생합니다.

수도권 간호학과는 실습 전 사전 준비 교육이 체계적입니다. 모의 병동 실습실(Simulation Lab)이 잘 구축되어 있고, 실제 병원 환경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장비와 시나리오 기반 교육이 활발히 진행됩니다. 또한 실습 전 사전평가, 워크숍, 커뮤니케이션 교육 등도 병행되어 학생들이 현장에 나가기 전 일정 수준 이상의 준비를 마친 상태가 됩니다.

반면 지방 간호학과의 경우, 실습 전 사전교육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수준에 그치거나, 장비나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시뮬레이션 중심 학습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실습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병원에 나가는 경우도 흔하며, 병원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또한 실습 중에는 교수님의 병동 방문 빈도, 지도체계의 밀도도 차이가 있습니다. 수도권 대학은 실습지도교수, 조교, 튜터 등 다층적인 피드백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학생들이 그날그날 피드백을 받고,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지방 간호학과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실습생이 병원에 나간 후, 1~2주간 학교 측과 소통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실습 후 케이스스터디나 간호과정 작성에서도 지원 격차는 드러납니다. 수도권 대학은 실습을 마친 후 전공 교수님이 직접 1:1 피드백을 주거나, 논문 검색법, 진단 도출법, 간호계획 수립법 등에 대해 보조 자료를 제공합니다. 이에 비해 지방 대학은 학생들끼리만 자료를 공유하거나 선배들의 예전 자료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결국 학교의 지원체계가 학생의 실습 만족도, 성취도, 성장 속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혼자 실습지를 버텨내는 경험은 학생의 자율성을 기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필요한 좌절감을 안기기도 합니다.

 

 


 

실습생 대우 차이 – 보이지 않는 차별의 온도

지역에 따라 실습생이 받는 대우에도 명백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같은 간호학과 학생이라도 어느 대학 소속인지, 어느 지역에서 실습하는지에 따라 존중의 밀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이는 단순히 병원 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교육 인식, 병원의 문화적 태도, 그리고 학생의 소속감 등에 따라 좌우됩니다.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수도권 유명 대학 간호학과 학생들이 대형병원에서 실습할 때는, 실습생을 ‘미래의 동료’로서 대우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실습 전 간호부서에서 직접 OT를 실시하고, 일정별 학습목표와 체크리스트를 제공하며, 병동 간호사들이 실습생의 질문에 성실하게 응답합니다.

반면 지방 대학 학생이 지역 내 민간병원이나 중소 병원에서 실습할 때는 실습생을 ‘인턴’이 아닌 ‘임시 손님’ 혹은 ‘수동적인 관찰자’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실습생은 실습 첫날부터 ‘어디까지 해도 되는지’ ‘내가 방해가 되는 건 아닌지’에 대한 눈치 보기부터 시작합니다.

더 나아가, 일부 병원에서는 대학 간 서열 인식을 바탕으로 실습생에게 편견을 갖고 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서울 학생들은 질문도 잘하더라”, “우리 병원은 지방 학교 학생 실습은 몇 년 째지만 큰 도움 안 돼” 같은 발언이 버젓이 실습 중 오가기도 합니다. 이런 발언은 학생의 자존감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며, 실습에 대한 의욕을 꺾는 주요 요인입니다.

또한 수도권 실습생의 경우, 병원과 학교 간 계약에 따라 실습복 제공, 식대 지원, 교육 자료 제공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반면, 지방 학생은 개인 돈으로 실습복을 구매하거나, 병원 구내식당 이용도 제한되는 등 기본적인 지원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효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존중받는 학생은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실습에 임하지만, 차별을 체감한 학생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학습의 깊이도 얕아지기 때문입니다.

결론 :  실습 환경도 ‘교육 불평등’의 일부다

간호학 교육의 핵심은 실습입니다. 그리고 실습의 질은 병원, 학교, 대우라는 세 요소의 균형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지역과 소속 대학에 따라 이 균형이 무너져 있고, 지방 간호학과 학생들은 그 차이를 실시간으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실습 환경의 차이는 단순한 여건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기회의 불균형이자 간호사 전문성 형성의 시작점부터 격차를 만드는 요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간호협회, 병원협회, 각 대학이 함께 실습 품질의 표준화와 최소한의 실습 권리 보장을 위한 논의에 나서야 합니다.

지방에서도 충분히 양질의 실습이 가능하고, 지역 병원들도 실습생을 존중하며, 학교는 시스템을 통해 실습의 질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간호학과 학생 모두가 출발선부터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전국 어디서나 신뢰받는 간호사가 배출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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